모바일 메뉴 닫기
 

지역 역사교육의 장

한림대학교 박물관

  • home
  • 전시/소장품
  • 소장품

소장품

조선에서 표류해 온 사람 그림(朝鮮漂客圖)

  • 조회수 187
  • 작성자 박물관
  • 작성일 23.02.02


조선에서 표류해 온 사람 그림(朝鮮漂客圖) 


우키다 잇케이(浮田一蕙), 1838, 56.5×46


1996년 재일학자 이원식 씨는 일본 교토의 고서점에서 우연히 조선에서 표류해 온 사람을 그린 그림을 입수하였는데

그것은 19세기 에도시대 말기의 유명한 화가였던 우키다 잇케이가 그린 그림이었습니다

 이 그림에는 불단 위에 큰 불상 1구와 양편으로 작은 불상들경상에 불경을 펼쳐 놓고 독경하는 승려붓과 종이를 들고 선 채로 필담하는 승려

무엇인가 설명하는 더벅머리 총각과 손에 장죽을 들고 이야기를 듣고 있는 사공 등이 묘사되어 있었습니다

우키다 잇케이는 왜 이 그림을 그렸던 것일까이 그림은 해남 대흥사(대둔사천불전 불상의 표류 사건을 기록한 것입니다.

1811년 대흥사에 큰 불이 나서 전각이 소실되었고천불전에 불상을 봉안하기 위해 경주 기림사에서 천불을 조성하였습니다.

 1817년 불상을 두 배에 나눠싣고 돌아오다가 768좌의 불상을 실은 상선이 동래 앞바다에서 풍랑을 만나 며칠 간 폭풍 속에서 표류하였습니다

17명의 승려를 포함한 일행은 11월 28일 구사일생으로 일본 규슈 후쿠오카에 상륙하였으며나가사키 조선관으로 인계된 그들은 일본인들의 열렬한 환대를 받았습니다

이때 우연히 나가사키로 놀러왔던 화가 우키다 잇케이도 조선관을 찾아 승려들과 서로 필담을 나누기도 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1818년 6월말 승려들은 불상과 함께 조선으로 귀국하여 불상을 봉안했습니다다산 정약용의 권유에 따라

 대흥사의 완호 스님은 일본에서 돌아온 불상의 등 뒤에 ()’자를 써서 표시해 두었습니다.

 이 그림에는 당시 일본의 혜공이라는 스님이 불상을 일본에 봉안하고 머물기를 제안하였지만 완곡하게 거절했다는 내용의 편지도 함께 있습니다

우키다 잇케이에게도 당시 승려들과의 만남은 대단히 인상적이어서 승려에게 받은 시문과 편지를 보관하였습니다

20년이 지난 후우키다 잇케이가 무가무불가정(無可無不可亭)이라는 곳에서 옛이야기를 하다가 기억을 더듬어 그림을 그리고 당시 조선인 승려에게 받은 시문을 첨부하였습니다.

조선통신사라는 외교 사절 이외에 표류에 의한 문화교류의 일단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유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